모든 기업이 '사용자'를 말하고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정말 모든 기업이 사용자의 더 나은 경험을 우선하고 있을까요? 글쎄요. 그렇다면 UX 리서처가 있는 기업에서 만든 서비스마다 왜 뻔뻔한 기만적 패턴이 있으며, 멤버십을 해지하려고 하면 화부터 나는 걸까요? 단기적으로 비즈니스에 이득이 되는 것들에 집중하느라 정작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경험하는 불편함, 불쾌감, 기시감을 외면하는 건 아닐까요?
정말 사랑받는 서비스, 브랜드, 콘텐츠를 가만히 관찰해 보면 돈이 더 된다고 해서 모든 것을 하지는 않습니다. 타협하지 않고 지켜가는 선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수익에 손실을 주더라도 그런 결정을 할 때 비로소 소비자가 재구매 고객, 단골, 팬이 됩니다. 사용자 경험은 사진이 아닌 동영상처럼 잠깐의 좋은 순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경험재는 '여행'과 같아서 출국부터 귀국까지의 여정이 탄탄해야만 합니다.
커머스나 금융으로 대표되는 애플리케이션만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사랑받는 콘텐츠, 사랑받는 공간, 사용자의 마음, 비즈니스 의사결정의 생리까지 일과 삶에서 체감하는 에피소드를 화두로 토론하겠습니다. 더 유용하고 더 쓰기 쉬운 것들의 본질을 들여다보면서 사용자 경험과 리서치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레드버스백맨(REDBUSBAGMAN)'은 빨간색 광역버스에 백팩을 메고 타는 제 모습을 담은 첫 번째 퍼스널 브랜드입니다. 제가 업으로 삼는 일은 리서치이고, 라이터로 글을 쓰기도 합니다. UX 리서처에게는 현상을 들여다보는 내적 호기심, 상대가 말하고 싶은 것을 묻는 공감, 표면과 근본을 구분해서 사고하는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느새 같은 일을 한 지 15년 차가 되었습니다. 저는 삼성SDS, 현대차, SK텔레콤, 쿠팡과 같은 대기업과 자율주행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이자 리서처, 라이터로 일했습니다. 매번 업종을 바꿨지만 항상 사용자에 집중했습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앞으로 10년은 어떤 일을 해야 덜 흔들리며 성장할 수 있을까?' 일하는 내내 고민한 끝에 지금은 UX 리서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에피소드, 생각공장 브랜드로 더 나은 도시생활과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는 부동산개발회사에서 유일한 UX 리서처로서 사용자를 관찰합니다. 과거에는 문제를 찾아내는 것에 만족했다면,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실제로 작동하는 것까지 일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함께 성장하기 위한 고민도 깊습니다. 제가 이직을 적극적으로 했던 이유 중 하나는 롤모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신입은 좀처럼 뽑지 않고 이직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함께 자랄 수 있을까요?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표본을 늘린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생각을 텍스트로 기록하며, 공개된 채널에 꾸준히 공유함으로써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되려 노력 중입니다. 그렇게 퍼블리에 4편, Ep9에 3편의 디지털 리포트를 썼고, 매달 한 번씩은 어찌어찌 꾸역꾸역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의 조각을 모아 『UX 리서처의 일』을 통해 제 생각을 종이책에 담았습니다.
정답이 없는 것들이 세상엔 많습니다. 그럼에도 질문으로 경험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정답이 아닌 사용자의 마음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와 함께 질문해 보실까요?
레드버스백맨
트레바리에서 2023년부터 시작한 모임을 5번째 시즌까지 2년째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 시즌을 시작하며 고심 끝에 고른 첫 번째 책은 제가 가장 편안하게, 또 <리서치 하는데요>에서 다루는 주제를 포괄하고 있는 『UX 리서처의 일』입니다. 완벽보다 빠른 실행을 강조하는 조직에서 우리는 '가설 검증의 충분함'과 '자체적인 편향 여부', 그리고 '리서치 결과의 사용성과 유용성'에 대한 확신에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아마 클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정말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것은 어떨까요?
두 번째 모임
📖 요한 하리, 『도둑맞은 집중력』
사용자를 바라볼 때 가장 쉽게 놓치는 것은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기대'를 향하는 확증 편향입니다. 우리는 사용자가 A도 쓰고, B도 쓸 것이라 기대(에상)하고 많은 기능을 한 화면에 제공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사용자는 A만 쓰거나, B만 쓰고 그것도 다른 일(예컨대 커피를 마시면서, 운전을 하면서)과 동시에 사용합니다. 미국의 10대는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하고, 직장인들의 평균 집중 시간은 3분에 불과한 상황에서 '방해 금지 버튼'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환경적 어려움과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의 책임을 함께 이야기해 볼까요?
"시간이 갈수록 트리스탄은 구글을 비롯한 거대 테크 기업들이 아무렇지 않게 10억 명 인구의 주의력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느 날 그는 한 엔지니어가 신이 나서 하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메일이 올 때마다 핸드폰이 울리게 하면 어때?” 모두가 전율했을 것이다. 그리고 몇 주 뒤 전 세계의 핸드폰이 주머니 속에서 울리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지메일을 전보다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 175쪽, 6장 중에서
세 번째 모임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독립서점에서 발견하고 가장 충격을 받았던 책은 『연필 깎기의 정석 -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기의 이론과 실제』이었습니다. 이 책은 첫 회사에서 제가 롤모델로 삼았던 선배가 선물해 준 책이라 더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의 작업이나 일에 대해 이토록 정직하게 접근할 수 있을까? 리서치, 라이팅, 청소, 연필깎이까지. 무언가에 대해 정직하게 쓴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최초의 회고록입니다. 지난 시즌 함께 읽은 『일하는 마음』과 닮았습니다. 디자이너나 PM으로서 리서치까지 하면서 "굳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상황들을 겪을 때도 있을 겁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까지 하나?" 싶은 그 마음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일 하는 사람으로서, 리서치를 곁에 두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사용자가 되어보고, 리서치를 지속하는 일은 달리는 사람의 마음과 닮았습니다.
“만약 내 묘비명 같은 것이 있다고 하면, 그리고 그 문구를 내가 선택하는 게 가능하다면 이렇게 써넣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1949~20**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 258쪽, 9장 중에서
네 번째 모임
📖 마스다 무네아키, 『지적자본론』
츠타야 매장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가 쓴 책입니다. 츠타야가 여전히 잘 되는가? 에 대한 이야기보다 어떻게 츠타야를 만들었고, 일본 전역에 1,400여 곳 이상의 매장을 만들어 7,000만 명에 이르는 T포인트 서비스를 안착시켰을까? 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소개가 있는데 제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표현을 덧붙입니다. 그는 3rd stage와 관련해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디자이너(기획자)의 핵심 역량은 사용자가 정말 원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저는 그의 이야기가 사용자 경험을 다루는 이들이 리서치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행복감을 잘 이해하는 사람, 윤택한 삶을 기획하는 인물" - NHK 다큐멘터리 「프로페셔널: 사업의 비법」에서
트레바리가 처음인 멤버 비율이
트레바리 전체 커뮤니티 대비 높은 편이에요.
멤버십 기간 동안 독서모임과 함께 누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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